“발리에 가면 원수랑 가도 사랑에 빠진다”는 말이 있죠. 그런데 저는 감히 말하고 싶어요. 울릉도에 비하면 발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요! 물론 물가가 비싸고, 간혹 눈살 찌푸려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고, 운전이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는 조금 험난할 수 있다는 단점들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그런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울릉도의 바다는 정말이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번 휴가를 앞두고 정말 오래 고민했어요. 어디로 떠나야 지친 몸과 마음에 온전한 쉼을 줄 수 있을까 하고요.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하기 전,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저는 ‘먼 곳으로 가라’는 주변의 조언을 따라 울릉도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제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5일 내내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어요. 섬 자체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요.
특히 차를 타고 지나다니며 보는 풍경도 멋졌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 같은 울릉도 바다 산책길 두 곳을 발견하고는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해외여행 온 듯한 설렘과 그보다 더한 감동을 선사했던 그곳들을, 이제 여러분께 살짝 공개해 볼게요.
절벽 위에서 만나는 에메랄드빛 바다, 태하등대길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도착했을 때 울릉도의 상업적인 모습에 조금 실망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사랑하는 마음에, 울릉군에 몇 가지 개선을 바라는 민원을 넣기도 했답니다. (제 인생 첫 민원이었어요!) 다행히 울릉군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하등대길 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울릉도를 관통하는 순환로를 따라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 순환로 자체가 운전하기에 그리 힘들지 않답니다.
이곳에 도착하면 마치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위치한 이 산책로는 태하등대길이라고 불리는데, 태하항 모노레일 근처에서 시작할 수 있어요. 처음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좀 있어서 살짝 아찔할 수도 있지만, 길은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어 슬리퍼를 신고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저와 제 남편도 편안하게 슬리퍼를 신고 걸었어요.
제가 이곳을 강력 추천하는 시간대는 바로 노을이 질 때입니다.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들렀던 곳인데, 세상에, 물이 얼마나 맑은지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마치 투명한 에메랄드색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죠.
* 절벽을 따라 조성된 포장도로: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길을 내놓았는데, 이 길이 너무나도 잘 정비되어 있어 걷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곳곳이 부서지거나 훼손된 곳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더라고요.
* 새로운 경험: 제주도와는 또 다른, 훨씬 더 신선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했어요. 마치 해외의 숨겨진 명소를 발견한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짜릿한 낚시 명소: 바다 가까이 다가가면 작은 돌 위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성인 기준으로는 슬리퍼 신고도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위험하지 않았어요. (물론 아이들에게는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낚시를 즐기고 계셨는데, 이곳에서 낚시를 하면 정말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바람이 많이 불 때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해요.
* 황홀한 노을: 해가 질 무렵이면, 포장도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노을을 감상하곤 합니다. 그 광경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어요.
처음 울릉도를 마주했을 때 ‘다음엔 더 예쁜 곳을 못 찾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5일 내내 저는 아름다움에 취해 연신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울릉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부럽기까지 했으니까요. 해가 저물어 조금은 무서워져서 다시 산책길로 돌아왔지만, 제 마음속에는 이미 최고의 장소로 각인되었습니다.
렌터카 사장님이 극찬한 숨은 명소, 도동항 인근 산책로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정말이지 ‘우연히’ 발견한, 저의 인생 산책길이 되어버린 곳입니다. 솔직히 이곳은 이름조차 몰라서, 지도를 보고 근처로 찍어두었어요. 아예 갈 생각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
마지막 날, 렌트카를 반납하러 가는 길에 사장님이 픽업을 와주셨는데, “여기 안 가봤냐, 꼭 가봐야 한다!”며 신신당부를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저희 짐을 근처 마트에 맡겨주시기까지 하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 타기까지 시간도 꽤 남았겠다, ‘한 번 가볼까?’ 하고 들렀다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곳에 가기 전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도동항 근처는 주차와 운전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에요. 워낙 패키지여행객들과 렌트카 업체, 관광 안내소, 호텔 등이 밀집해 있어 차량 통행량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 이동 팁: 렌트카를 빌리기 전이나 반납 후에 방문하시거나, 도동항 근처에 숙소를 잡으신다면 방문하시기 좋습니다.
* 대중교통의 한계: 울릉도는 제주도와 달리 렌트카 없이는 사실상 여행이 어렵습니다. 제주도도 운전이 쉽지는 않지만, 울릉도는 좁은 길과 급커브,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도로에서 갑자기 돌이 떨어질 수도 있고, 사고 발생 시 차량 수리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릉도의 바다는 그 모든 어려움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이곳 역시 산책길이 잘 닦여 있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너무 더워서 끝까지 걷지는 못했지만, 꽤나 긴 코스임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떤 걱정도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제가 이곳의 사진을 일부러 많이 보여드리지 않는 이유는,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 감동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에요.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울릉도만의 매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만약 울릉도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이 두 곳의 바다 산책길을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여러분도 저처럼 울릉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